1. 간단한 자기소개 및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큐피스트 대표 안재원입니다. 큐피스트는 지난 10년간 ‘사랑의 욕망을 채운다’는 미션 아래 데이팅 서비스를 개발해왔으며,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랑을 더 쉽게 만드는 것입니다.
2015년 창업 이후, 국내 대표 데이팅 앱 ‘글램’을 시작으로, MBTI와 궁합을 기반으로 한 ‘케밋’, 그리고 영향력을 인증받은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하이엔드 데이팅 앱 ‘알파스테이트’까지, 다양한 포지셔닝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 서비스인 글램은 지금까지 2,500만 건 이상의 누적 매칭을 만들어내며 국내를 대표하는 데이팅 앱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결정적으로 데이팅 앱 시장에 뛰어들게 된 동기도 궁금합니다.
저는 25살까지 모태솔로였습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낮은 자존감 때문에 연애는 늘 어렵고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을 이어주는 걸 좋아했습니다. 대학 시절 총학생회장을 맡으며 500:500 소개팅 이벤트를 기획하고 단과대 미팅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학점이나 스펙보다 사랑의 기억이 오래 남는다는 걸 믿었고,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재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결정적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건, 대학 졸업 후 데이팅 앱을 사용하면서 겪은 일 때문입니다. 어느 프로필에 진심 어린 호감을 느꼈는데, 알고 보니 30일 넘게 접속하지 않은 유령회원이었습니다. 그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진정성 없는 데이팅 앱 시장의 문제를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사명감을 갖고 제대로 된 데이팅 서비스를 만들고자 결심했습니다. 누군가의 인연이 클릭 몇 번으로 끝나지 않도록, 저처럼 상처받는 사람이 없도록. 그런 진심에서 큐피스트가 시작됐습니다.
3. 경쟁이 치열한 데이팅 앱 시장에서 큐피스트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나 차별화된 서비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큐피스트의 가장 큰 강점은 “사람들을 연결하는 기술”을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입니다. 타 기업이 데이팅 서비스를 일종의 캐시플로우 도구로 바라보는 반면, 큐티스트는 이 업에 대한 명확한 미션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접근합니다.
미션이 있고 이에 따른 핵심가치가 있어야, 결과적으로 ‘장기적 시야’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장기적 시야는 실력 있는 구성원들이 ‘원팀’으로 일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큐피스트는 KPI를 매출이 아닌, ‘얼마나 많은 진짜 매칭을 만들어냈는가’로 설정합니다.
큐피스트는 단순히 빠르게 유저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연결이 잘 이루어지도록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매출을 올리는 기능보다 연결을 위한 기능에 집중하고, 매출에 반짝 도움은 줄 수 있더라도 우리도 쓰지 않을 가치 없는 기능은 출시하지 않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수년간 개선해온 AI 기반 매칭 알고리즘은 사용자 행동 패턴, 선호도, 호감의 방향성까지 반영합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늘어나더라도 매칭 퀄리티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이를 학습해 더욱 좋아집니다. 이게 AI가 자동으로 해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커스터마이즈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또한 동일한 AI 기술을 활용해, 불법 유저나 악성 계정 차단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왔습니다. 잘되는 데이팅 앱은 외부 데이팅 앱 스캠 공격으로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지곤 하는데 저희는 이러한 스캠의 행동패턴을 학습해 차단하는 기술을 구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큐피스트를 IT 앱 회사가 아닌 브랜드 회사로 정의합니다. 브랜드 관점에서 큐피스트는 각 앱마다 명확한 포지셔닝과 키워드를 정의하고, 이를 일관되게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고객 후기를 모아둔 벽
4. 사용자 경험(UX)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데이팅 앱 사업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은 실제로 연애하거나 결혼에 성공한 사람들의 간증입니다. 결국 누군가의 인생에 좋은 연결을 만들어냈을 때, 그 경험이 또 다른 사용자를 불러오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냅니다.
반대로 진짜 연결이 없으면,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쏟아부어도 데이팅 앱은 오래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마케팅 비용으로 고객(유저)을 모시면 수익을 낼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고객을 광고만으로 모시기는 어려우며, 그렇게 유입된 유저는 결국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큐피스트는 소개팅을 하는, 연애를 하는, 또 결혼을 하는 사용자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이 곧 마케팅이자 데이팅앱의 존재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초창기부터 글램은 “실질적 연결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저희는 5일동안 접속하지 않은 유저를, 과감하게 보여주지 않기로 했고, 24시간 내 접속하는, 실질적인 매칭 가능성 있는 매칭에 집중합니다. 그것이 초반에 많은 어려움을 줬지만, 결국에는 매칭의 질과 신뢰도 면에서 저희의 큰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5. 글램은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글램이 성장해오는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습니다. 오프라인 만남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데이팅 앱의 본질적인 경험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습니다. 그때 저희는 라이브 스트리밍과 데이팅을 결합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브랜딩 측면에서도 도전적인 프로젝트였지만, 결과적으로 유저 수와 매출 모두 크게 증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라이브 데이팅 서비스는 종료했지만, 이 시도의 경험은 "어떻게 하면 온라인에서도 연결의 감정을 살릴 수 있을까"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큰 도전은 글로벌 진출이었습니다. 특히 라이브 데이팅 경험을 기반으로 중동 지역 진출을 시도했지만, 연애라는 개념 자체가 문화적으로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곳이었기에 브랜드 포지셔닝을 명확히 설정하지 못했고, 결국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포지셔닝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가 명확하지 않으면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제로 깨닫게 된 것입니다.
6. 사용자 안전이나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데이팅 앱의 본질은 브랜드이며 브랜드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그리고 데이팅 앱에서의 신뢰는 곧 안전, 보안, 프라이버시를 의미합니다. 이 세 요 소는 단순한 기능적 요건을 넘어, 데이팅 앱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큐피스트는 사용자 경험 못지않게 안전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1) 인증 강화
본인 인증에는 AI를 통한 본인 인증 기술도 적용해, 사용자의 실제 얼굴과 등록된 사진 간의 일치 여부를 더욱 정확하게 검증하고 있습니다. 데이팅앱은 사람 간의 만남이라는 매우 민감한 경험을 다루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철저한 신뢰 기반 시스템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미혼 인증 등 다양한 인증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가 더 신뢰할 수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2) 기술적 보안 강화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포함해 많은 데이팅 앱들이 스캠이나 악성유저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악성 유저를 사전에 탐지하고 차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큐피스트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매일 이러한 악성/스캠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대시보드를 별도로 관리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바이스 ID와 악성 유저 행동 패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비정상적인 활동을 조기에 탐지하고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은 AI의 발달과 함께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3) 노출 통제 기능 제공
데이팅앱은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노출 범위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야 합니다. 현재는 연락처에 저장된 사용자를 사전에 차단이 가능하며, 근처 이용자나, 같은 직장이나 같은 학교 출신에게 프로필을 숨길 수 있는 기능 역시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보다 자유롭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7. 큐피스트의 장단기 목표와 비전이 궁금합니다.
큐피스트의 앞으로의 방향은 크게 AI, 결혼, 글로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결혼으로의 확장
결혼시장은 아직 개선될 여지가 많은 시장으로 스타트업에서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는 소개팅과 연애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결혼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국제 연애나 글로벌 결혼 매칭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사람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과정을 기술로 지원하는 것이 큐피스트의 목표입니다.
2) AI와 사랑의 확장
또 하나의 중요한 방향은 AI와의 사랑입니다. 저희의 철학에 따라 누구나 사랑을 쉽게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와 사랑하는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인간관계에서도 더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AI는 사람 사이의 사랑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감각을 회복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며 이 가능성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습니다.
3)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전
큐피스트는 MBTI 궁합 기반 매칭, 영향력 기반 하이엔드 매칭같은 특수한 매칭 방식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테스트하고 확장하고자 합니다. 문화적 차이는 존재하지만, 사랑하고 싶은 인간의 본질은 세계 어디서나 같다고 믿습니다. 큐피스트는 이 보편성을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연결 경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요약하면, 큐피스트는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AI를 연결하고, 국경을 넘어 사랑을 쉽게 만드는 브랜드로 진화하려 합니다.
8.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격려와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로, 정말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업은 길고 험한 여정입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면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어야, 힘든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최소 5년은 꾸준히 할 수 있을 만한 일을 찾아야 합니다.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굳은 살이 박히고, 내공이 쌓이는 시점이 옵니다.
두 번째로, 시장 크기와 성장률을 반드시 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시장이 크고 성장하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시장이 성장하면 적당히 일해도 함께 성장할 수 있지만, 시장 자체가 작거나 정체되어 있다면, 매일 야근을 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CAGR(연평균성장률)과 Market size를 꼭 체크해보세요.
세 번째로, 복잡한 사업은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좋은 사업은 아주 창의적이면서도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됩니다. 이를 위해 항상 세상을 관찰하고, 작은 불편과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해야 합니다. 좋은 관찰이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고, 좋은 아이디어가 결국 좋은 사업을 만들어냅니다.
창업은 고통스럽지만, 좋아하는 일을, 성장하는 시장에서, 단순하고 날카롭게 풀어간다면, 분명히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출처 : 아시아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