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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 앱이 솔로를 응원하는 굿즈를 만든 이유

데이팅 앱이 솔로를 응원하는 굿즈를 만든 이유

크리스마스가 껴있는 연말은 아마,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 거예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설레는 사람은 아마 솔로이지 않을까요? 새로운 사랑이 크리스마스 전에 나타나리라 간절히 믿으며, 출근길 나를 지켜보던 사람이 짠하고 나타나서 고백하진 않을까? 지난 소개팅에서 잘 된 사람이 다시 연락 올 수도 있을 거야! 생각하며 연애 가능성을 점쳐보기도 하죠.
이렇게 솔로가 사랑을 찾으러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기를 글램이 놓칠 수는 없겠죠. 그래서 팀원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진부한 그 대사 "우리 재밌는 아이디어 없을까요?"

그래서 재밌는 아이디어, 뭐요?

한창 회의를 하던 중, A가 가볍게 던진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람들은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지하철에서 글램 하는 걸 들킬까 봐 몰래 한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웃음) 아마 '글램을 사용한다' = '솔로' + '외로워서 열심히 사랑을 찾는 중' 것이고 이런 상태를 별로 들키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그날 오전에도 SNS에 "요즘 즐겁다"를 올린 저는 내심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혼자 보내는 일상이 텅 빈 냉장고처럼 외롭지만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을 그대로 말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행복한 사진만 가득한 담당자 SNS 사진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라는 말은 정말 70년대스러운 말입니다. 힘들다고, 외롭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누가 알아줄까요? 21세기 궁예가 아니라면요.
그러니까, 난 솔로고 외롭다고 외치는 게 제일 단순하고 스마트한 방법이 아닐까요? 그래서 솔로임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글램과 한 발짝 가까워지는 방법이라는 생각하에 일명 솔로인증 캠페인 : 프로 솔로 인증템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명대사를 만든 캔디

굿즈?영상?굿즈!

사실, 글램 마케팅 팀은 영상에 참 강한 팀입니다. 조회 수 100만이 넘는 UA 영상도 있고, 200만이 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있어요. 영상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빠른 속도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볼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굿즈를 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니, 대기업도 아니고 굿즈가 웬 말이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고민할수록 데이팅 앱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솔로들에게 다가가려면 굿즈만큼 친근한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처돌이 인형이 아니었다면 저는 처갓집 치킨을 알지도, 먹지도 않았을 거예요 ps.처돌이 덕후 )
( 이미지 출처 : 처갓집 치킨 )
또, 한 번의 행동이 백 번의 말보다 낫다고 하죠. 말로만 솔로를 응원하는 것보다 굿즈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게 우리 메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라는 건 분명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도 정해졌고, 방법도 정해졌죠. 이젠 빠른 실행만 남았습니다.

아이데이션은 즐겁고, 실행은 힘들다.

1. 품목 선정

최선의 선택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는 게 가끔은 결정 장애를 만들기도 하죠. 문구류부터 전자기기까지, 검색하면 할수록 다양한 굿즈 품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의 목적과 상황을 고려하여 2가지 선정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1 ) 한정된 예산으로 있어빌리티 한 구성으로 보일 것 = 없어 보이면 안 주느니 못 하다 2 ) 솔로 인증이 목적이므로 활용성이 좋고 자주 노출되는 아이템 일 것 기준이 세워지니, 품목 고르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있어빌리티한 구성을 만들어 줄 '기모 맨투맨' 활용성이 좋고 자주 노출 될 수 있는 '그립톡, 스티커' 로 결정되었습니다.
피규어 부터 손소독제까지 다양하게 나오는 굿즈 아이템들 ( 이미지 출처 : 신시어리 )

2. 물품 제작

사회 초년생 시절, 좋은 집 어떻게 찾냐고 물어보면 100이면 100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발품 파는 게 최고야" 물품 제작도 부동산 찾기와 똑같아요. 1차 구글링, 2차 샘플 요청과 매장 방문을 통해 가성비 좋은 업체를 무려 3주간 찾아 다녔어요. 특히 재질에 따라 느낌이 180도 바뀌기 때문에 샘플은 무조건 택배로 받아 체크하고 샘플이 없을 경우, 매장에 방문하여 사이즈와 재질을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맨투맨 업체를 방문하여 실 사이즈 / 시보리 쫀쫀함 / 원단의 질감과 두께를 확인했어요
굿즈에 인쇄될 문구와 디자인을 고르는 작업은 예상외로 힘들었습니다. 워크맨 등 B급 감성 유행에 휩쓸려, 처음 기획한 디자인과 문구는 '병맛'에 가까웠습니다. 누가 봐도 1회성 인증용이고 외출 시 착용하기 어려워 보였죠. 거기다 친절하고 진지한 글램 서비스 톤&매너와도 영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이미지와 캠페인 목적을 잊은 대가는 생각보다 가혹했습니다. "글램 굿즈인지 아무도 모르겠다"라는 살벌한 피드백과 함께 전면 수정을 해야 했거든요
갑자기 물들어버린 B급 감성에 반려된 아이디어
수정된 로고는 당당한 솔로임을 표현하기 위해, 외롭거나 처량한 모습이 아닌 한 손에 글램을 멋지게 들고 있는 모습으로 디자인되었어요. 그리고 언제나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한글보다는 영문으로 프로 솔로를 표기하였어요. 스티커도 스마트폰 / 노트북 / 캐리어에 붙일 것을 고려하여 심플한 디자인과 짧은 문구로 기획하였습니다.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최종 결정된 굿즈의 디자인과 멘트들

3. 랜딩페이지 구성

좋은 물건에 화려한 말발이 더해지면 누구나 물건을 살 수 밖에 없겠죠. 랜딩페이지가 바로 화려한 말발입니다. 물건을 관심 있게 만들고, 가지고 싶게 만들어야 해요. 랜딩페이지가 뚝딱하고 써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쉽게도 이런 마법 같은 일은 없습니다. 1mm도 움직이지 않는 손을 원망할 시간에 잡지, 책과 같은 레퍼런스를 통해 몇 가지 인사이트를 얻어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1 ) 첫 문구로 시선을 사로잡아요

30초 광고도 못 기다려 SKIP을 누르는 요즘, 시선을 사로잡는 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벤트 기간인 연말의 시즌성과 공감대를 활용한 문구로 발걸음을 붙잡아 두었어요.

2 ) 사진과 동영상으로 관심을 높여요

긴 글 VS 사진, 어떤 게 먼저 보일까요? 당연히 후자겠죠! 사람들은 본문을 정독하기 전에 사진과 영상부터 빠르게 살펴봅니다. 그래서 돈을 더 투자하더라도 직원보다는 전문 모델을, 회사보다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습니다. 사진의 퀄리티가 달라졌어요. 이렇게 멋지게 찍은 사진을 랜딩에 큼지막하게 삽입해 줍니다.

3 ) 3줄 요약의 시대, 최대한 줄이고 압축해요

A부터 Z까지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그건 제작자의 욕심일 뿐이에요. 사람들은 결국 원하는 부분만 읽고 싶어하고 조금만 지루해도 관심을 꺼버립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읽을 수 있을 만큼 글은 쉬워야 하고 간결해야 합니다. 구구절절 애정 넘치는 자랑은 본인의 블로그에 남기기로 해요.

의미는 거들 뿐, 수치로만 말해요

열심히 만들었다면 온 동네방네 알릴 차례입니다. 아, 그런데 굿즈 제작비로 이미 예산의 80%를 써버렸군요. 하지만 절대 당황하지 마세요! 광고비는 아껴서 쓰면 되고, 돈 없이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드 채널이 있으니까요.

1. 온드 - 제휴 채널 활용

글램은 FB / INSTA / YouTube 등 3가지 온드채널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운영하지 않아 인게이지먼트가 많이 하락한 상태였어요. 그래도 광고를 통해 유입되는 트래픽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활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런칭 예고 - 이벤트 오픈 - 신청 현황 게시물을 피드와 스토리를 통해 꾸준히 노출시켰어요. 그 결과, 운영하기 전보다 도달수가 30% 상승하며 꾸준히 오가닉 유입이 상승했어요. 제휴 채널 Pikicast에도 양해를 구해 굿즈 게시물을 올릴 기회를 얻었습니다. 적극적인 제휴 담당자분의 협조로, 연말 피크인 12월 25일과 1월1일에 게시물을 업로드 할 수 있었어요. 날짜의 효과인지 Pikicast에서도 게시물을 통한 추가 유입이 활발했답니다.
왼 ) 온드 채널에 업로드한 인증템 홍보 콘텐츠 / 오 ) 피키캐스트에 25일 업로드 된 인증템 홍보 콘텐츠

2. Paid 광고 최적화

광고비로 쓸 예산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저비용 고효율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소량의 광고비를 집행하여 A/B 테스트를 하고, 결과에 맞춰 광고 최적화를 진행했어요. 덕분에 저렴한 비용으로 원했던 이상의 트래픽을 끌어올 수 있었어요.
월~목 보다 금/토/일이 효율이 좋다 > 대부분의 예산을 금~일에 집중
정방형 사이즈 소재가 클릭 당 비용이 저렴하다 > 정방형 소재 위주 세팅
참여보다 트래픽 캠페인에서 신청이 높다 > 트래픽 캠페인에 예산 집중

3. 프로 솔로 테스트

인증템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지 못 하는 솔로들을 타겟으로 테스트를 기획했습니다. 문항을 선택하면 나의 솔로 점수와 등급을 알려줌으로써 프로솔로 인증템이 나에게 딱 필요한 제품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신청 랜딩페이지로 넘어오도록 하였어요. 빠르게 기획 → 개발하여 단, 7일 만에 테스트 페이지가 뚝딱 만들어졌습니다. 짧은 시간 대비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면서 인증템 랜딩 페이지 방문자 수도 빠르게 올랐습니다!

4. 커뮤니티 바이럴

열심히 커뮤니티에 활동하는 직원을 포섭해, 인증템 홍보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글을 본 직원의 반응은 2가지였어요. 이를 통해 아래처럼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조언) 너무 홍보성이 강하면 게시물 삭제는 물론 심하면 ID까지 삭제될 위험이 있다 (반영) 트위터에 올라온 프로 솔로 게시물을 활용하여 네이티브 하게 내용 구성
(조언) 트래픽이 큰 커뮤니티는 1분 만에 글이 10개,20개 쌓이기 때문에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반영) 제목 '솔로만 입을 수 있는 티셔츠' > '솔로를 두 번 울린다는 티셔츠' 로 후킹 되게 수정
조언을 바탕으로 실행한 결과, 커뮤니티 인기글로 선정되어 조회수 10만이 터졌어요! 아쉽게도 링크를 올리면 광고글로 인식될까 봐, 링크를 삽입하지는 못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럴 직후에 Direct / None 으로 꽤 많은 트래픽이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알린 결과, 총 45만 명이 프로 솔로 캠페인을 보았고 신청 페이지에 13,000명이 방문하여 굿즈를 신청해 주셨답니다. 굿즈 수량이 100개로 적었고, 글램 ID를 입력해야 하는 등 허들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어요. 추가로, 신청 이유란에는 '솔로임을 티 내고 싶다'는 글이 가득했어요! 그렇게 2달간 준비한 프로 솔로 캠페인은 무사히 마무리 되었답니다

끝났다고 끝인 줄 알았다면 당신은 아마추어

캠페인은 끝났지만, 아직 한 가지 일이 남아있어요. 바로 회고입니다. 저희 팀은 '100%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회고를 통해 개선점과 인사이트를 찾고 다음 실행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회고에서 발견한 점은 다음과 같아요.

1. 넘지 못한 신청 완료의 벽

랜딩 페이지에서 신청 버튼을 누르는 비율은 높았지만, 반대로 구글 폼 진입 후 신청 완료한 비율은 34%로 굉장히 낮았습니다. 분명 마지막 퍼널까지 왔다면 신청에 대한 니즈가 확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을 한 거죠. 이탈을 하게 된 원인은 크게 2가지였어요.
1 ) 아이템을 수동 지급하기 위해 필수 입력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 이탈했을 경우 = 이름 / 주소 / 생년월일 / 성별 등 입력해야 할 개인 정보가 많았다
2 ) 글램 APP 닉네임을 입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탈했을 경우
파악한 원인을 통해 다음 캠페인을 기획할 때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개선하기로 했어요.
초대 코드 개발하여 아이템 지급을 위한 개인 정보 수집 최소화
→ 글램 APP 설명을 통해 앱 설치 욕구 자극

2. 솔로 레벨 테스트 가능성 발견

테스트라는 새로운 포맷을 도전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추후 참여를 통한 인지도 상승이 필요할 때 활용하기 좋은 포맷을 발견했어요!
1 ) 주요 타겟인 '솔로'들이 '친구 솔로'를 자발적으로 태그하여 참여 유도 → 솔로 레벨 테스트의 경우, 전체 참여의 50%가 오가닉으로 발생
2 ) 기존 광고 소재로 다가갈 수 없었던 새로운 타겟에게 글램 노출 → 데이팅 앱 광고에는 타겟팅 제한 (솔로,데이트 관심)이 있으나 테스트의 경우 제한 없이 광고 집행가능
3 ) 솔로들의 외로움을 자극하여 글램 필요성 및 인지도 상승 → 테스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외로움 고조, 글램 필요성 인지

3. 10대들의 뜨거운 반응

주 타겟이 20대 직장인이기 때문에, 광고 집행 시 타겟에서 10대는 제외했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0대들이 보고, 친구를 태그 하면서 신청이 300건 넘게 발생했어요. 글램이 성인 대상 서비스이기 때문에 Young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어요. 10대들도 아마 글램보다는 '제페토'나 '틱톡'이 더 익숙한 서비스겠죠. 하지만, 10대들은 누구보다 공감하며 굿즈 신청뿐 아니라 글램 가입까지 도전(?)했어요. 연애에 대한 10대들의 폭발적인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현재 글램 서비스는 성인만 이용할 수 있지만, 언젠가 더 넓은 타겟에게 다가갈 때 충분히 굿즈 캠페인을 활용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어요.
10대의 신청에 당황한 담당자가 급히 남긴 댓글

이만 글을 마무리하며

사실 작은 스타트업에서 굿즈 캠페인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적은 예산은 물론이며,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하기에 리소스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죠. ( 참고로 글램은 광고비 포함 예산 450 만원, 마케터 2명, 디자이너 1명으로 진행했습니다 ) 하지만 굿즈 캠페인은 퍼포먼스 마케팅과는 차별화된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타겟에서 벗어나 더 넓은 유저풀에 다가갈 수 있고, 우리 브랜드의 차별성을 사람들에게 한 번 더 각인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만약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면 굿즈 캠페인을 추천드립니다. 혹시나, 굿즈 캠페인은 하고 싶지만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고민이신 분 또는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신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좋은 레퍼런스가 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Written by Mari (Cupist Marketing Manager)